안녕하세요
저는 2016학년도에 간호학과에 입학하고, 2021년에 졸업한 이한나 간호사입니다. 처음 간호학과에 입학한 이후 학업과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방황의 시간을 겪었습니다. 반복되는 고민 속에서 자퇴를 고려할 만큼 방향을 잃기도 했으나, 그 과정 가운데 신앙을 다시 붙들며 삶의 의미를 재정립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학업에 성실히 임하며 2년의 과정을 마친 뒤,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 삶으로 신앙을 실천하고자 하는 결단으로 휴학을 선택하였습니다.
이러한 결단은 국제구호단체를 통한 아프리카 카메룬 선교로 이어졌습니다. 1년 동안 현지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 인간의 연약함과 고통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생명을 돌보고 이웃을 섬기는 과정은 간호라는 직업이 단순한 기술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이후의 삶과 진로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선교 이후 복학을 거쳐 졸업한 뒤 저는 분당서울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생과 사의 경계에 있는 환자들을 돌보는 현장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요구하지만, 동시에 가장 절실하게 사랑과 위로가 필요한 자리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환자를 단순한 치료의 대상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로 인식하며, 그들의 고통과 두려움에 공감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쁜 업무와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환자와 보호자를 대하려는 태도를 신앙의 실천으로 삼고 있습니다. 의료 현장이야말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구체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자리라고 믿으며, 주어진 역할 속에서 그분의 사랑과 진리를 드러내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다짐과는 달리,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저의 모습은 여전히 부족함이 많습니다. 바쁜 업무와 긴박한 상황 속에서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마음의 여유를 잃은 채 일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환자와 보호자 앞에서는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가까운 동료나 지인들에게는 힘든 감정을 토로하며 불평하는 부끄러운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섬기고자 하는 다짐과는 거리가 있음을 깨닫게 하였고,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과 성찰로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저는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 다듬어져 가는 과정 가운데 있음을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속에서 완전함이 아닌 방향성을 붙들고자 합니다. 매 순간 온전하지는 못할지라도, 다시 예수님의 마음을 구하고, 작은 태도와 선택에서부터 변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실패와 회복의 과정 속에서, 비로소 신앙은 이상이 아닌 실제 삶 속에서 구현되어 가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간호사로서의 전문성과 더불어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균형 있게 유지하며, 주어진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드러내는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